바다의 말
그냥 떠나기만 하면 되는 거지
어깨를 누르는 견비통에 햇살을 바르고
이젠 뿌리로 돌아갈 채비를 서두는 나무들 사이
노랗거나 혹은 붉은 가슴들이
저 우람한 산을 부르며 땅으로 살포시 안기면
쿵쾅대는 가슴만 눈빛을 붉게 하고
내가 전하는 사랑만 저 바다로 흐르니
저리 부서지고도 파도에 씻기어
저 바다가 다 마른다 해도
억겁 생을 흘러 돌아 오늘 이 자리서
다시 만날 기약을 하며
저 아이들 웃음을 흘려 띄우니
부끄럽거나 허황하지 않고
갈매기만 지금 배가 고프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