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의 향 기▒

바다의 말

자작나무숲이이원 2004. 10. 24. 21:01

바다의 말

 

 

 

 


그냥 떠나기만 하면 되는 거지

 

어깨를 누르는 견비통에 햇살을 바르고

 

이젠 뿌리로 돌아갈 채비를 서두는 나무들 사이

 

노랗거나 혹은 붉은 가슴들이

 

저 우람한 산을 부르며 땅으로 살포시 안기면

 

쿵쾅대는 가슴만 눈빛을 붉게 하고

 

내가 전하는 사랑만 저 바다로 흐르니

 

저리 부서지고도 파도에 씻기어

 

저 바다가 다 마른다 해도

 

억겁 생을 흘러 돌아 오늘 이 자리서

 

다시 만날 기약을 하며

 

저 아이들 웃음을 흘려 띄우니

 

부끄럽거나 허황하지 않고

 

갈매기만 지금 배가 고프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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