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들다말고
낯선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오랜 전생이야기를
혼자 나불거리고는
술 한잔 하자기에
‘그러마’고
아무 생각없이 뱉은 말에
정말 끔찍스레
이태까지 함께 살고 있다.
새벽 이슬을 주워 모아
내 전생으로 술을 띄워
투명한 유리잔에 술을 따르고
꼭 눈물 두 방울 적셔
따끔거리는 목젖을 넘기면
희안히 번지는 기쁨.
내가 저 먼 낙원의 끝에 있을 때
별이 되는 그리움을 모아
뿌리고 다닐 때
별이 되지못한 그리움과
빈 잔으로 취하여
내가 다시
그리움으로 사는 운명.
술 한잔 들다 말고
밀려오는 그리움에
머릿골이 당긴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