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의 향 기▒

술 한잔 들다말고

자작나무숲이이원 2004. 8. 24. 09:28

 술 한잔 들다말고
 
 
 
 
 
  낯선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오랜 전생이야기를
 
  혼자 나불거리고는
 
  술 한잔 하자기에
 
  ‘그러마’고
 
  아무 생각없이 뱉은 말에
 
  정말 끔찍스레
 
  이태까지 함께 살고 있다. 

 

 


  
  새벽 이슬을 주워 모아
 
  내 전생으로 술을 띄워
 
  투명한 유리잔에 술을 따르고
 
  꼭 눈물 두 방울 적셔
 
  따끔거리는 목젖을 넘기면
 
  희안히 번지는 기쁨.
 
 
 
  내가 저 먼 낙원의 끝에 있을 때
 
  별이 되는 그리움을 모아
 
  뿌리고 다닐 때
 
  별이 되지못한 그리움과
 
  빈 잔으로 취하여
 
  내가 다시
 
  그리움으로 사는 운명.
 
 
 
  술 한잔 들다 말고
 
  밀려오는 그리움에
 
  머릿골이 당긴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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