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억
내 몸 안의 세포하나가
움찔 놀라는 이 낯선 기억은
아마도 태초의 시간에 기억한
아름다운 당신 모습입니다
눈빛으로 다가오는
그리움의 빛깔이 언젠가 보았던
그 아련한 기억도
어렴풋한 당신 모습입니다
어느 날 내 머릿골이 지끈하여
첨단의 기기로 머릿속을 더듬어도
찾지 못한 아픔의 근원은
당신이 내게 심어준 사랑입니다
내 가슴 온전하여
심장이 뛰는 줄 알았는데
심실하나와 심방하나는
당신이 뛰게 한다는 걸 미처 몰랐습니다
어느 날 문득
찢어질 듯 아픈 가슴살을 헤집어보니
그 안에 숨겨둔 당신이 있음을 알지 못하고
내 살아온 날을 잊어버린것입니다
많이 아파 너무도 아파
왜 이리 나만 아플까 세상을 원망했는데
내가 당신에게 준
아픔 때문에 받는 상처라는 걸 이제야 깨닫습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고
발가락 하나 꼼지락거리는 것이
당신이 내 몸에
기운을 보태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도 오늘처럼 내일까지
내 당신을 사랑함이 영생을 잇듯이
천년에 천년을 이어 억겁 생을
사랑하는 당신입니다
머리칼이 버석거려
봄 햇살 아래 누웠더니 온 하늘 가득
당신 모습이 틈새 없이 가득 찹니다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도
억겁 생을 지내오는 동안
기억도 가물가물한
그 찰나의 순간에 함께한 바람입니다.
봄꽃들 화사하게 피었길래
얼굴 가까이 대어보니
그 옛날 우리 함께 뿌린 꽃씨가
싹트고 꽃피고 열매 맺기를 거듭한 거라며
고운 꽃 향을 풍기며 고마워합니다.
당신은 영원한 내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