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편지 - 저 사람 누구니?
막내 민지(5세)가 엄마하고 마트에 갑니다.
분홍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담장 옆 개나리가 반갑다며 노랗게 웃고
벚꽃은 가슴이 뜨겁다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온 몸을 흔들며 반갑다 합니다.
엄마와 마트에 가는 날은 수지 맞는 날입니다.
조금 보채면 마음 약한 엄마가 맛있는 걸 사주시거든요.
캐릭터 음료수라도 한병 얻어 마시니
오빠들에게 괜히 으시대고 싶어진답니다.
앞니가 두개 빠진 채 이리저리 고개 돌리기 바쁜데
저 만치서 흑인 아줌마 한 명과
백인 아저씨 한 명이 걸어옵니다.
엄마가 민지에게 묻습니다.
"저 사람들 누구니?"
별로 생각지고 않고 민지가 대답합니다.
"응, 영어잖아!"
민지의 대답에 저녁 반달이 하얗게 넘어지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괜히 따라 웃습니다.
아이의 눈엔 그렇게 보이나 봅니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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