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이 가 꿈▒

숙제라도 도와주고 싶은데

자작나무숲이이원 2001. 3. 23. 10:53
숙제라도 도와주고 싶은데
- 학습 지도의 원리와 그 응용






요즘 부모들은 참 힘들다고들 한다. 예전에 우리 자랄 때는 그냥 자라난 듯 한데, 요즘 우리 아이들은 너무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많다. 그래서 학교 수업이 끝나면 피아노 학원, 태권도 도장, 미술 학원 등등해서 두어 가지의 과외 학습은 필수인 것 같다. 물론 요즘 IMF라는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 때문에 가정 경제가 많이 어려워져 줄이기는 해도 자녀 교육에 쏟는 우리 부모님들, 특히 어머님이 쏟는 정성은 눈물겨울 정도다. 이런 사정을 아이들이 조금만 알아줘도 좋으련만. 저렇게 투정만 부리고 있으니 원.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어머니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고 아이들이 배운 것은 부모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살펴보자.


이를 위해 먼저 학교 수업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학교 수업은 어떤 구조를 갖고 있으며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말이다.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주된 교육 활동은 선생님들의 교수활동과 학생들의 학습활동과의 서로 유기체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수업이 이루어지지만 선생님들의 수업행위가 모두 학생들에게 학습행위를 일으키게 하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들은 자기가 맡은 반 아이들의 인격적 성장과 성숙을 위해 계획적이고 가치지향적으로 준비되고 진행이 되지만, 학생들은 그것은 오롯하게 받아들이는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학습은 계획적인 부분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계획적인 여러 요인에 의해서도 학습자의 지속적인 행동의 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좋은 수업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흔히들 선생님이 좋으면 기다려지고 그 과목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와는 반대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선생님이 싫으면 그 과목도 싫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수업은 무엇인가? 학생 스스로가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준비할 수 있으면 그 수업은 일단 성공한 수업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전 과목을 한 선생님이 가르치기 때문에 위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도' 아니면 '모'라는 식으로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는가. 흔히 교사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것은 교사가 아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고, 이를 통해 학습의 목표가 확인되고, 자아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되어 문제를 스스로 수용하고 판단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표현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여러 원인들이 있겠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이 갖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본다면 지위 지향적 교육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상급학교 진학, 더 좋은 학교, 더 좋은 직업, 직장을 갖는 것만이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고 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 팔고 논 팔아서까지 교육에 매달리는 것이다. 이 밖에 주입·암기식 교육, 교수법의 비효율성, 새로운 교수법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어려움, 시간이나 의욕의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자. 그러면 이 산적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 가장 우선적으로는 학교를 믿고 -점차 변해가고 있으니까- 맡겨둔다고 문제들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왜냐면 바로 내 아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수업에서 모자라고 아니면 넘치는 부분을 어떻게 조정하고 해결하여 줄 것인가가 부모님들의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아이들의 '실력차이'이다. 실력차가 다르다고 하는 것은 가르침의 대상 설정이 어렵다는 말이다. 이것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별 학습'인데 우리나라와 같은 교실 구조에서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보자.


우선 우리 집안의 분위기는 학습을 위해 적절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니, 집안을 완전히 '교실의 축소판'을 생각하기 쉬운데, 교실의 축소판이 아니고 우리 아이들이 가족들과의 접촉(여러 형태의 만남)을 통해 배우는 학습은 일생동안 한 아이의 인격적 성숙과 성장, 학습능력의 극대화, 인간관계성 증진 등의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가정 환경은 知情意 삼박자가 고루 맞아야 한다. 첫째, 어버이가 먼저 공부하기를 좋아하는가를 살펴볼 일이다. 어버이가 공부하면(흉내라도 내면) 아이들은 공부하는 것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둘째, 부부의 情誼가 어떠한가를 살펴볼 일이다. 부부싸움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잘하자는 것이고, 부부의 금슬이 좋으면 그 아이들은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셋째, 뜻은 올바른지 살펴볼 일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바른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를 늘 살피자는 것이다.


요즘 가끔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부부나 가족들이 저지르는 범죄행위를 심심찮게 보곤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가정이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는 말의 다름이 아니다. 샘이 가치 있게 되는 것은 그 근원이 있어 물이 마르지 않고 솟아나기 때문이다. 흔히들 '샘솟는 힘'이라는 말은 개혁이나 변혁을 일으키는 역동적인 힘이라기 보다는 '꾸준히 쉬지않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이라고 보아야 한다. 과연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힘을 키워주고 있는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즉, 가정이 어떤 환경이나 문제를 '꾸준히 쉬지않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으로서의 자정능력을 갖추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부모들이 곤란을 겪는 부분 중에 하나가 자녀들의 교육수준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과는 '어머니를 위한 참고서'라는 얘기도 있다. 알아서, 모든 것을 알아서 하면 좋으련만 그게 안되니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들의 공부하는 습관이나 패턴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또, 아이들이 겪는 학습곤란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가 갖고 있는 결함이나 문제점등을 정확히 알게 된다. 이 결함이나 문제점 등에 대해 적절한 해결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알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기본'이다.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는 최소한의 기준선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기본이 갖는 문제점 중의 하나는 잊기 쉽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기본도 꾸준한 학습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경험을 통해서 학습된 것이라면 잊어버리지 않겠지만 (어른들의 경우가 이런 경우이다.) 아이들의 경우는 사례중심의 반복 기억학습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體認化 과정이 더디게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고등학생의 경우는 학습상의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의 학습은 대단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섣불리 접근했다가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는 직접 개입해 주는 것이 좋다. 이 시기의 아이는 선생님에 대한 의존보다는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의존에 답해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학습과정보다는 조금 빠르게 공부할 것을 권한다. 요즘 아이들의 교과과정은 우리들이 다녔던 때와는 많이 다르지만 색감이 더 화려하고 글씨도 시원시원해서 가독성이 높으니까 크게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정말 며칠만, 아니 조금만 시간을 낸다면 여러 가지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봄꽃이 너무 좋다. 사계절을 따라 피는 꽃들이 많지만 봄꽃이 좋은 이유는 오랜 기다림 뒤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꽃집에서 사시사철 꽃을 살 수 있지만 그 꽃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아름다움이 봄꽃에는 있다. 주말에는 자녀와 함께 봄꽃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나들이를 해 봄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