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태(懶怠) 해를 넘겨 달빛이 차고 기울어도 시 한줄 끼적이지 못한 게으른 시인을 채근하다 무심으로 올려본 하늘에선 눈이 내리고, 가슴만 하얗게 데었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고요는 지금 어디쯤 떠돌고 있는지 모르는데 머물러 푹 썩혀진 이 흔적 없는 외로움만 꽃이 필는지, 밤새 핀 눈꽃은 자취 없다. 꿈을 꾸었다. 생각나지 않는 고운 인연 눈물 빛 사랑만 가슴 벅차 얼마나 많은 그리움이 쌓였는지 이젠, 제대로 썩을 일만 남았나 보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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