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의 향 기▒

노을

자작나무숲이이원 2002. 11. 3. 15:21
노을





해지는 서해로 달리다 보면

저 도도한 금강(錦江)의 울럭임속

힘찬 비상의 저 많은 새 떼들

노을빛 옷을 입는다



강물도 노을 옷을 입고

바다도 덩달아 노을이 되면

시려 붉은 하늘가에서 나도 따라

노을빛에 젖는다



이 길 따라 가면 만날수 있을텐데

어느새 바다 썰물지는 먼 길

조용히 잠겨있는 노을을 건져

아침을 열어야할텐데

내 눈빛보다 빨리 동해로 가는 노을

속절없이 마음만 붉히고 간다



★시작노트★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군산서 장항가는 길목의 하구언둑길은 겨울 철새들의 낙원이다. 길가에 늘어선 코스모스들이 지면 바람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억새와 갈대, 그 사이로 힘찬 날개짓하는 수많은 새들, 새들.

새떼들의 힘찬 비상을 삼키는 노을빛이 참 좋은 곳이다.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지만 미치지 못하는 욕심이라, 대신 가슴에 담아온다. 손이 좀 더 곱고 마음 시리면 난 하구둑에 가서 노을에 물들 새들, 강물, 바다, 사람들을 보고 와야지.

자작나무숲 마음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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