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의 향 기▒

누군가를 사랑해야 한다면

자작나무숲이이원 2002. 10. 12. 15:51
누군가를 사랑해야 한다면





누군가를 다시 사랑해야 한다는 건

세상의 절반으로서

어쩌면, 형벌일지도 모릅니다.


고개를 내저어보지만

손끝도 떠나고 눈자락에서도

비처럼 가슴으로 흐를라치면

그것은 고문입니다.


우두커니, 지나는 사람들 낯을 바라보면

모두가 등뼈 하나의 쌍둥이

황색인종 Korean이 물처럼 흐르는데

서울 한거리를 걸어나오는

낯선 이방인이 되어버림은

차라리 슬픈 노래입니다.


누군가를 다시 사랑해야 한다면

가슴으로 흐르는 눈물이 보이지 않도록

어두운 밤이었으면 합니다.


누군가를 다시 사랑해야 한다면.



★시작노트★
세상 사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누군가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입니다. 왜냐구요. 내가 손해는 안보거든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민족, 겨레라는 말의 의미는 '닮음'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입해 있는 어느 카페에서 격정적으로 분노하고 계시는 분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글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김정일에게 항복하러 간것이다, 쌀과 비료를 보내는 것은 조공을 바친 것이다 라는 거죠.

긴 답글을 달면서 결국은 우리가 보듬어야 할 민족이 아니고, 겨례가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좀 잘 사는 형이 못사는 동생네 도와주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이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주고 받는 것이라고 하지만, 때론 일방적이고 격정적일 때가 있는 것입니다.

남녀간의 사랑을 떠나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느냐고 스스로에게 물으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늘 그 마음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보면 눈물을 흘릴 때도 있고 아픔에 가슴이 저릴 때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제가 성장하고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아픔이라도 사랑하고 살아야겠습니다. "사랑합시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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