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린 풍경화 - 사진
강원도 인제에서 군 생활을 하던 겨울, 바로 아래 동생이 면회를 왔다. 우리는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던 형제들에게 한 명 한 명 연락을 해보니 모두 서울에 있거나, 서울로 오는 중이었다.
큰형님은 전남 광주에서 서울에 출장을 오는 중이었고, 둘째형님은 의정부에 살았다. 강원도 사북에 살던 넷째가 나와 함께 있고, 막내가 시험을 치르러 서울에 왔으니 다섯 형제가 다 모인 것이다.
먹성 좋은 다섯 형제가 구파발 외삼촌댁에서 저녁을 먹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렇게 모이기도 어려우니 사진 한 장 찍자”는 말이 나왔다. 외삼촌을 모시고 우~ 몰려간 곳이 동네 사진관이었다. 허름해 보였지만 오랜 추억을 찍는 사진관인 듯 걸린 사진들이 모두 따뜻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갑자기 결정한 일이라 형제들의 옷이 다 제각각이었다. 큰형님은 점퍼, 둘째형님은 양복, 나는 특공대 군복, 아래 동생은 두툼한 파커, 막내는 양복, 외삼촌도 점퍼였다.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스워 보였겠는가. 늙수그레한 사진사 아저씨도 의아했는지 사진을 찍게 된 연유를 묻고는 그 답에 굉장히 크게 너털웃음을 지어주셨다.
외지로 학교를 다니고 어려서 집에 불이 난 까닭에 변변한 사진 하나 없는 우리에겐 그 사진이 최초의 형제사진인 셈이다. 그 뒤로 결혼을 할 때마다 가족사진을 만들어갔지만 그 사진에 유달리 애착이 가는 건 아름다운 사연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5형제가 지금은 스물셋의 가족이 되어 광주, 남양주, 익산, 부천, 서울에서 알콩달콩 살면서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올 추석엔 스물셋이 다 모여 가족사진을 찍어야지. <현대자동차 사외보 2003년 5월호 ‘우리 사는 이야기’>
강원도 인제에서 군 생활을 하던 겨울, 바로 아래 동생이 면회를 왔다. 우리는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던 형제들에게 한 명 한 명 연락을 해보니 모두 서울에 있거나, 서울로 오는 중이었다.
큰형님은 전남 광주에서 서울에 출장을 오는 중이었고, 둘째형님은 의정부에 살았다. 강원도 사북에 살던 넷째가 나와 함께 있고, 막내가 시험을 치르러 서울에 왔으니 다섯 형제가 다 모인 것이다.
먹성 좋은 다섯 형제가 구파발 외삼촌댁에서 저녁을 먹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렇게 모이기도 어려우니 사진 한 장 찍자”는 말이 나왔다. 외삼촌을 모시고 우~ 몰려간 곳이 동네 사진관이었다. 허름해 보였지만 오랜 추억을 찍는 사진관인 듯 걸린 사진들이 모두 따뜻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갑자기 결정한 일이라 형제들의 옷이 다 제각각이었다. 큰형님은 점퍼, 둘째형님은 양복, 나는 특공대 군복, 아래 동생은 두툼한 파커, 막내는 양복, 외삼촌도 점퍼였다.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스워 보였겠는가. 늙수그레한 사진사 아저씨도 의아했는지 사진을 찍게 된 연유를 묻고는 그 답에 굉장히 크게 너털웃음을 지어주셨다.
외지로 학교를 다니고 어려서 집에 불이 난 까닭에 변변한 사진 하나 없는 우리에겐 그 사진이 최초의 형제사진인 셈이다. 그 뒤로 결혼을 할 때마다 가족사진을 만들어갔지만 그 사진에 유달리 애착이 가는 건 아름다운 사연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5형제가 지금은 스물셋의 가족이 되어 광주, 남양주, 익산, 부천, 서울에서 알콩달콩 살면서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올 추석엔 스물셋이 다 모여 가족사진을 찍어야지. <현대자동차 사외보 2003년 5월호 ‘우리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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