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랑

완전한 사랑





오백생을 만나고도

미련이 남아

이 한 생 또 만나기로

가슴에 새긴 심인(心印).

이 땅을 호흡하며

이 하늘 아래 누워

씨날로 엮은 갈망(渴望)

눈 한 번 빛나며

옷깃 살풋 스칠 때

전생의 약속을 기억해 내고

뜨겁게 사랑만하여

한 날 한 때에

다음 생을 기약하는

간절한 서원뒤로

조용히 스르 잠들면

우린 또 다시 만나게 되고

사랑하게 되나보다


★시작노트★

완전하다는 말은 동양인의 사유속엔 없는 말이다. 대신 그러할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사랑에 있어서 완전함이란 무엇을 뜻할까. 그냥 쉽게들 말하지만 인연의 이야기는 단순하게 이생에서의 만남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주 오랜 과거의 과거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어 미래의 이야기를 써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헤어진다. 성격차이라 한다. 무슨 이유를 댄다. 사랑에 있어서 채워감을 모르는 탓이다. 처음부터 완벽하고 완전한 사랑이란 바로 다음날부터 살아가는 맛이 없는 것이다.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랐을 때 함께 지혜를 모아 나머지 부분을 채워가는 과정이 사랑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그냥 스치는게 아니다. 부처님 말씀에 오백생(지금 사는 이게 한생이다.)을 만나야 옷깃 한번 스치는 인연인데, 그보다 더 가까운 인연으로 만나려면 얼마나 많은 생을 만나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지금 인연이 쉬운 인연인가. 아니다. 내가 그 인연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아주 오랜 억겁생전에 서로 만나자고 마음도장(心印)찍고 오늘날 만나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오랜 갈망끝에.
이렇게 수없이 돌고 돌아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사랑은 결코 넘치지 않는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