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

예감





원초적인 만남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진 몰라도
그것을 숙명이라고 얘기하지 않아도
그렇게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생을 바꿔 태어나도
꼭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을

아주 예리한 칼날처럼
내 가슴을 가르고
내 심장을 꺼내는 죽음 앞에서도
기가 죽어 초라하지 않는
당당함으로 바로 서서
내 길을 내가 가는 거라고

내 길 앞에서
만나는 인연의
운명을 사랑하여
오래 전 약속을 꺼냬 펴 보이면
우린 전생의 약속으로 만나는 거다.


◆시작노트 ◆

난 예감이란 말을 좋아한다. 그것이 분명하고 삶에 있어서 정확한 것이 아니라해도 말이다. 그것이 틀리고 맞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해도 예감을 할 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즐겁다.

그리고 이왕이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방향으로 예감을 하길 좋아한다. 년전에 일이다. 그분은 서울대 부총장까지 지내신 석학이신데, 물리학을 하시는 분이다.

"아메바에 대한 연구를 보면, 아주 오래전 보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을 보더라도 예전보다는 훨씬 예쁩니다."

물론 이 얘기가 말씀하신 전부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이렇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마찬가지다. 좀 힘들고 어렵고 괴로운 관계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더 아름다운 사이로 만들어 가는건 어떨까. 그렇게 만나는 인연은 서로 해주지 못해 안달할 것이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 것이다. 지금껏 내가 만난 사람들은 그냥 이생의 인연으로만 만난게 아니라 전생의 약속으로 이생에 만남을 내 예감으로 믿는다.

아마 내일도 오늘처럼 또 다른 인연을 만날 것이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