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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향한 겨울일기
자작나무숲이이원
2006. 11. 8. 23:01
그대를 향한 겨울일기
남김없이 털어내야 겨울을 맞는
느티나무들이 날개를 턴다
혼자 부르부르 떨기도 하고
바람을 불러 흔들거리기도 한다
발 아래 젖은 땅을 보듬고
차곡차곡 쌓인 가을 이야기들이
밤새 얼다 잠깐 녹아내리고
쉼 없는 분해를 재촉하다 문득
한 잔 커피향이 그리워지면
눈물을 삼키며 태워보기도 하지만
코끝만 아려오고 재채기만 연신
몸 속 사리를 토해 낸다
흔적없이 떠나야만 그대를 맞는
내 어깨위에 겨울 밤이 찾아온다
가벼운 별 일 아닌 줄 알았는데
이리 가슴 아린 줄 모르고
그대와 헤어진 그 순간부터
죽음을 각오한 그리움으로 맺혀
촛불 하나 밝혀두고 기다리는
숙명이 되어버린 겨울이 꽁꽁얼어
새 봄을 기다리는데 아직 먼 날
온 몸 얼어도 속살 깊숙히 피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