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소나무 곁에 앉아 있다 대리석 바닥은 햇살에 데워지고 솔잎은 오므려져 무딘 바늘 끝에 이슬이 맺혔다 마르고 살며 어지러운 하얀 슬픔은 끈적끈적 송진이 떨어져 만드는지 아침이면 밤새 뒤척인 아픔이 비듬 되어 떨어지듯 퍼석거리는데 마른 가슴에 엉겨 맺힌 이슬은 바람이 내고 간 상처의 혈관을 타고 끙끙 앓은 흔적을 마음으로 삼키는지 영혼의 그리움을 자아서 상처를 어루만지면 세월이 겹겹 쌓인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저렇게 마음 흩뿌린 뒤 딱정이가 앉고 나이테를 만드나 봅니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 Sviridov - Old Romance (김지연 바이얼린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