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이 가 꿈▒

참 좋은 방법

자작나무숲이이원 2009. 1. 14. 16:59

참 좋은 방법

 

 

 

 

어젯 밤 잠을 설쳤다. 귀가 울린다.

태고의 신음인지, 잠결에 켠 티비 소린지 모를
태초의 한 소리가 귓전을 떠날 줄 모른다.
눈을 떠도 멍한 기운은 오래 남는다.
이명(耳鳴)인가 보다.

생활이 불편하다.
웅웅쐬쐬거리는 소리에 누가 부르는 소리도 잘 안들리고
평소에 잘 들리지 않던 소리는 더욱 또렷이 들린다.
얼마전에 검진할 때도 청력엔 아무이상 없다했는데
제주도 여행길에 멀미를 심하게 한 탓인지
평소 같으면 코를 잡고 숨을 몰아쉬면 괜찮아졌는데
수십 번을 해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병원을 찾았다.
청력 검사를 한 뒤에 내린 결론이
소음성 난청 증상이 있단다.
치료방법은 이명용 보청기를 끼던지
아니면 불편을 감수하고 살던지 하란다.

그 말 뒤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소리를 인식하지 말고 사는 것이란다.

"아니 이게 뭔 말?"

사람들은 소리를 선택적으로 듣는다고 한다.
자기에게 유리한 말, 좋은 말 등 긍정적인 말도 잘 듣지만
그 반대의 경우, 예를 들어 아파트의 층간 소음도
그 소리가 평소보다 크거나 귀찮을 정도는 아닌데
그 소리를 선택하여 반복적으로 듣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사람은 참 편리하게도 그 소리 자체를 놓으면
들리지 않는단다. 참 좋은 방법이다.

소리를 잡고 살았나보다.
이제부터 소리 놓는 공부를 해야겠다.



자작나무숲 마음모음